최근에는 “복지도 투자”라는 마인드가 서서히 형성되어, 커가는 복지재단이나 법인이 아니고서는 투자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당연시 되어가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었고, 발전의 길을 가고 있는 이 순간에도 우리들의 인식은 계속 바뀌어야 합니다. 많은 것들이 개선되어야 하는 중에 특별히 복지 단체를 후원하는 우리들의 인식도 이제는 바로 자리 잡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시설이 엉성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복지 단체를 보면 마음이 즉시 아파서 지갑을 엽니다. 수용자들이 깨끗하지 않은 옷을 입고, 추운 곳에서 식사를 하고, 또 소수의 직원들이 힘겹게 일하는 곳을 가면 마음에 찡함을 느낍니다. 작년에도, 올해도, 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을 보면서 마음을 엽니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방문한 한 복지 시설에, 우리 집에는 없는 고급 피아노가 있고 또 그 건물이 번듯하다면, 그 곳의 어린이들이나 노인들이 깔끔하고 멋있다면, 우리가 먹는 것보다 좋아 보이는 음식을 그 날 먹고 있다면, 우리는 대개 다시는 그 곳에 후원금을 보내지 않습니다. 아니, 다시는 방문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더 돕지 않아도 될 것으로 일단 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어느 단체가 매년 가보아도 늘 똑같이 열악한 환경에서 복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면 어떤 만성적인 문제가 그 곳에 있는지 우리는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저 한차례의 후원금을 전달하는 것으로는 그 곳을 진정으로 돕는 것이라 할 수 없습니다.
왜 그 곳은 직원들이 오래 일하지 못하고 떠나는지, 왜 그렇게 시설이 개선되지 않는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그 분야의 공부를 하고 그 길로 뛰어든 젊은이들은 일이 힘들어서 일터를 떠나지 않습니다. 일 외의 것들이 그들로 하여금 낙심하게 만들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복지 단체는 전문 인력 즉, 복지 관련 분야의 학문을 전공하고 전문 분야에서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일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 그래야만 사회의 소수와 약자가 그 혜택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진정으로 복지 단체를 발전 시켜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고자 한다면 전문 인력이 오래 일하게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원래 가시밭길’이라는 말로 희생만을 강요하고 건전한 의사소통이 없는 곳에서 전문 인력은 자기의 가치를 잃고 떠나게 됩니다.
전문 인력이 오래 일하는 곳, 몇 년 간 꾸준히 도와주었더니 시설이 바뀌고 사업이 번창하는 곳, 그 곳의 혜택자들이 정말로 잘 먹고 잘 사는 곳, 사업 규모가 조금씩 커져 더 많은 사람들을 돕는 곳을 이제는 더 도와야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그 혜택을 받을 분들이 제대로 혜택을 받기 때문입니다.
만약 발전하고 있는 단체를 돕는 후원의 손길을 우리가 끊어버리면 그 단체는 더 이상 발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더 발전하려면 일 잘하는 곳을 계속 후원해야 합니다. 사회사업 전문가들과 전문 경영인들이 막대한 연봉을 받고 거대한 복지 단체를 이끌어 나가는 미국의 모습을 꿈나라로만 여겨서는 안됩니다. 잘하는 곳을 더 도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작은 단체를, 영세한 단체를 모두 경계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꾸준히 지켜보는 가운데 후원하고, 함께 고민하는 가운데 전문 인력으로 하여금 그 일을 감당하도록 여건을 조성하자는 것입니다.
복지 단체 설립자의 훌륭한 뜻은 전문 인력들의 체계적인 업무 추진에 의해 그 의의를 더 할 것입니다. 사회 복지 분야를 전문 분야로 보지 않고 열정과 희생정신만 있다면 다 될 것으로 여겨서, 전문가의 의견이 막히는 곳에서 진정 우리 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는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잘하는 곳을 더 도와야 합니다.
